LOT003. 일월담 조춘 홍옥 홍차

큐레이터 J

Chapter 1. 와 홍옥! 왜 이렇게 오랜만인가요?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일월담 홍옥 홍차를 소개합니다. 밀향 홍옥이 아닌 일반 홍옥으로 생각하면 거의 3년만입니다. 흔하다면 흔한 품종인 홍옥을 소개하는 데에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가 하니, 역시나 이번에도 [품종향] 때문입니다. 다른 차는 품종향이 선명한 차를 찾는 게 어렵다면, 홍옥은 품종향과 차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무척 어려운 차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홍옥은 일월담의 네 품종 중 다원 관리나 제다가 쉬운 편에 속합니다. 유기농으로 기르기도 좋고, 생산량도 많고, 수요도 많지요. 품종향이 뿜뿜하는 차를 만들기도 타 품종에 비하면 무척 쉬운 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 홍옥이라는 품종, 개성이 너무 강하거든요.

Chapter 2. 멘솔과 딸기 그 어드메, 홍옥의 밸런스를 찾아 

홍옥의 품종향은 흔히 박하육계향으로 대표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치약향이나 민트/멘솔향으로 말하곤 하지요. 이게 단순히 ‘멘솔 향이 조금 있다’ 정도가 아니라, ‘헐. 차에서 치약향이!’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놓고 있는 정도이다 보니, 호불호가 극명합니다.

게다가 대엽종 특성상 상대적으로 고미가 강하고 단맛이 적다 보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홍옥을 찾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이음 초기에는 교보재삼아 치약보다 더 치약같은 홍옥을 가져오기도 했었는데요. 이후로는 품종향이 살아있으면서 향미의 벨런스가 좋고, 쓴 맛이 강하지 않고 달달한 차를 가져오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맛보는 양은 많은데, 다양한 차를 가져오지는 못했어요.

이번에 찾아온 홍옥은 달고, 쓴맛도 적고, 멘솔향과 함께 약간의 딸기 우유향이 더해져 멋진 밸런스를 보여주는 홍옥 홍차입니다. 홍옥의 품종향을 느끼시기에도 좋고, 어지향의 떼루아를 느끼시기도 좋은 차예요. 이른 봄에 나와 단맛과 감칠맛이 많은 편이라 홍옥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도전해 보실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습니다.

TEA GUIDE

TASTING NOTE 

건차에서는 달큰한 딸기 우유 향이 솔솔 올라옵니다. 건차에서만 해도 잘 올라오는데, 따듯하게 덥힌 다구에 넣으면 더 잘 올라옵니다. 

물을 넣어 우리면 홍옥의 품종향이 슬그머니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다른 홍옥처럼 ‘나 홍옥이야!!! 홍옥! 나 알지?!!’ 하는 느낌이 아니라, ‘허허. 선생님. 저 홍옥입니다. 잊지 않으셨지요?’ 하고 느긋하게 말을 거는 느낌입니다. 

차탕은 대엽종임에도 단맛이 은근하게 있으며, 온도를 살짝 낮추어 우리시면 이 단맛은 더 잘 올라옵니다. 백 점짜리 제다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여러 부분의 균형을 잘 맞추어 만들었다는 느낌을 줍니다. 홍옥임에도 크게 물리지 않는 맛이기에 천천히 찻자리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테이스팅 시점 및 지역, 보관 기관, 보관 환경, 기물, 물 등에 따라 다르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BREWING GUIDE

*브루잉 가이드는 개완 포다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입문자를 위한 기본 가이드로 비율과 우림 시간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