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006. 만종 동방미인

큐레이터 J

Chapter 1. 늦과일이 맛있다지요

과일 중에서도 만생종으로 만든 늦과일이 맛있듯, 차 중에서도 천천히 나오는 만생종이 맛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나 잎이 천천히 나오는지 이름에 늦을 만慢자가 붙을 정도이지요. 이번 소개글의 주인공인 만종[慢種]이라 부르는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만생종에, 천천히 싹과 잎이 나는 품종입니다. 타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평림 지역만의 특수 품종으로 문산포종을 만들기도 하지만, 동방미인에 초점을 맞춘 품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봄차는 청심오룡보다도 늦게 채엽을 하다 보니, 이미 너무 더운 시기에 채엽을 하게 되어 좋은 품질의 포종을 만들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만종이 빛을 발하는 것은 여름입니다. 만종은 특유의 느긋한 채엽 시기 덕분에 소록엽선이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시기에 싹을 틔웁니다. 덕분에 좋은 품질의 동방미인을 만들기 좋지요.

Chapter 2. 이번 시즌 동방미인 중 가성비를 찾으신다면!

동방미인은 포종에 비해 생산량이 동면적 대비 1/5~1/10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기본 단가가 높은 편입니다. 하여 동방미인에 가성비를 논하는 것이 사실 크게 의미가 있는 일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차는 동방미인 중에서도 가성비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어느 정도로 가성비가 좋냐하면…! 잘 우릴 때 기준 타 비새 이등장에 근접할 정도로 좋은 차품입니다. (다른 지역 비새차는 한국에서 틴당 45~60만원 정도에요!) 이런 높은 등급의 차를 이토록 좋은 가격에 소개할 생각을 하니 벌써 두근두근합니다.

TEA GUIDE

TASTING NOTE 

향이 탕에 무척 잘 녹아 있는 차입니다. 향을 따로 맡지 않고 탕만 마셔도 풍성한 향이 가득합니다. 꽃과 과일, 꿀, 호향이 매끄럽고 조화롭습니다. 밀향은 적당한 수준으로, 존재감은 충분하면서도 과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신베이 동방미인의 지향점을 아주 잘 보여주는 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맛도 딱 적당합니다. 계속 꿀떡꿀떡 마셔도 부담이 없을 정도입니다. 동방미인을 많이 경험해 보신 분들은 이게 얼마나 쉽지 않은 밸런스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딱 하나 물 온도는 신경을 써서 우려주시면 좋습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테이스팅 시점 및 지역, 보관 기관, 보관 환경, 기물, 물 등에 따라 다르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BREWING GUIDE

동방미인은 여러 대만차 중에서도 물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나 물의 온도, 시간 등에 예민하지요. 고급 동방미인으로 갈수록 물 온도에 대한 저항성은 높아지지만, 역시나 시간에 예민한 차이기는 합니다. 

동방미인을 잘 우렸는지 판단할 때에는 차탕의 색을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우린 차탕이 밝은 호박색을 띠면 아주 잘 우린 것입니다. 약간 붉은 빛을 띠며 오렌지 색에 가깝게 나온다면 시간이 너무 길었거나, 온도가 높았던 것이고,

향미가 연하거나 차탕이 밝은 금색 정도로 나온다면 시간이 너무 짧았거나, 온도가 너무 낮은 것입니다.

온도에 따라 향미가 크게 달라지는 차입니다. 이 배치는 특히나 저온에 잘 맞는 차품입니다. 고온으로 우리면 바디가 확 좋아지지만 섬세한 맛이나 밀향이 죽는 경향이 있어서 70~80도 정도의 낮은 온도로 느긋하게 우려주시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이 정도로 온도를 낮추어도 되나? 싶은 정도의 온도로 느긋하게 우려주세요!

*브루잉 가이드는 개완 포다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입문자를 위한 기본 가이드로 비율과 우림 시간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