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007. 금훤 동방미인

큐레이터 J

Chapter 1. 품종별로 동방미인을 먹어봐요! 1️⃣ 금훤 (feat. 신베이)

한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차, 동방미인. 동방미인은 소록엽선이라는 조금만 연둣빛 벌레가 어린 싹을 물어 밀향(密香)이라는 특수한 향을 띄는데요. 싹의 감칠맛과 밀향, 산화를 많이 시켜서 오는 과일향이 오밀조밀 복합적으로 모여서 향수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동방미인의 주요 산지로는 도죽묘(타오위안, 신죽, 묘율)차구를 많이 드는데요. 문산포종으로 유명한 신베이의 핑린에서도 동방미인이 만들어진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신베이는 대만 북부에 위치하고 있고, 항구가 가까워 과거에 다양한 품종이 들어온 산지에요. 덕분에 도죽묘 차구에서는 청심대유, 백로, 금훤 정도로 품종이 정리된 데 비해 신베이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동방미인을 만들죠. 만종, 소종, 백모후 등의 품종이 그 예랍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만종'이라는 품종이 재미있는데 그 이야기는 '동방미인 만종 23夏'에서 더 해보기로 해요! 

이번에 소개하는 금훤 동방미인과 같은 지역의 만종 동방미인, 그리고 추후 소개될 신죽의 백로, 청심대유 품종과 묘율의 청심대유 품종을 비교해보면 참 재미있을 거에요. (실험실을 돌려요. 사부작사부작)

Chapter 2. 소록엽선이 청심대유에만 오는 게 아닌가요?

우리나라에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록엽선과 밀향은 청심대유 동방미인의 전유물처럼 받아 들여졌어요. 하지만 소록엽선이라는 벌레가 딱 '이 차나무는 청심대유니까!'하고 작용하지 않아요. 딱딱 원하는 곳에 가주면 정말 좋을 텐데요…. 다른 품종의 차나무도 얼마든지 소록엽선이 작용할 수 있지요. 

그럼 왜 청심대유 품종으로 만든 동방미인이 가장 유명하냐고요? 소록엽선이 물어서 밀향이 날 때에 품종에 따라 발현되는 향미가 약간씩은 차이가 있어요. 그 중에서 청심대유 품종에서 발현되는 밀향이 가장 동방미인을 만들기 적합하다고 여겨졌지요. 때문에 지금도 가장 고급 동방미인은 주로 청심대유 품종으로 만들어진답니다. 

Chapter 3. 그럼 청심대유 동방미인이 가장 맛있나요? 🤔

관점에 따라 옳은 답이 될 수도 있고, 틀린 답이 될 수 도 있어요. 도죽묘차구에서 지향하는 동방미인과 신베이 지역에서 지향하는 동방미인은 완전히 결이 다르거든요. 

차의 섬세한 향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묘율이나 화려한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포텐셜을 높아야하는 신죽에서는 청심대유가 고급품이 맞아요. 하지만 신베이는 적당한 산화도에 과일향과 차탕이 조화로운 동방미인을 지향해요. 신죽처럼 배화 느낌의 과일향을 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죠. 이 지역에서는 청심대유 단일 품종으로는 동방미인을 잘 만들지 않아요. 장르가 다르다고 보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베이 동방미인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생각보다 인기쟁이랍니다.

Chapter 4. 그럼 올해 금훤 동방미인은 예년에 비해 어떤가요?

이번 신베이 금훤 동방미인은 예년에 비해 소록엽선이 많이 작용했어요. 하지만 화려한 향이 뿜뿜 올라오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차탕 밸런스는 작년보다 훨씬 좋게 나왔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테이스팅 노트를 참고해 주세요. 

TEA GUIDE

TASTING NOTE 

건차에서부터 알 수 있듯 채엽등급이 무척 높은 차입니다. 소록엽선도 상당히 많이 작용해서 동방미인 건차를 볼 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 건차가 이 가격에??' 라고 생각하실거에요.

버터 계열의 우유향과 익은 과일, 붉은 꽃향이 주 테이스팅 노트입니다. 소록엽선이 작용한 정도에 비해 밀향이 강하게 발현되지는 않았지만, 우량 3매~3등 정도의 밀향은 충분히 내어줍니다. 오렌지 필같은 새콤한 과실향이 탕 주위를 감싸고 있습니다. 단맛이 적당하고 쓰고 떫은 맛이 많지 않으며, 일반 동방미인에 비해 우리기 쉬운 편입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테이스팅 시점 및 지역, 보관 기관, 보관 환경, 기물, 물 등에 따라 다르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BREWING GUIDE

동방미인은 여러 대만차 중에서도 물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나 물의 온도, 시간 등에 예민하지요. 고급 동방미인으로 갈수록 물 온도에 대한 저항성은 높아지지만, 역시나 시간에 예민한 차이기는 합니다. 동방미인을 잘 우렸는 지 판단할 때에는 차탕의 색을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우린 차탕이 밝은 호박색을 띠면 아주 잘 우린 것입니다.

약간 붉은 빛을 띠며 오렌지 색에 가깝게 나온다면 시간이 너무 길었거나, 온도가 높았던 것이고,

향미가 연하거나 차탕이 밝은 금색 정도로 나온다면 시간이 너무 짧았거나, 온도가 너무 낮은 것입니다.

이 차품은 온도를 맞추어 제대로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는 차이고, 냉침을 생각하신다면 상온침 정도가 좋습니다.

*브루잉 가이드는 개완 포다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입문자를 위한 기본 가이드로 비율과 우림 시간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