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015. 삼림계 설아백 22冬

큐레이터 J

Chapter 1. 

슈냉 블랑, 차로 만들면 이런 맛일까요?

처음 이 친구를 만났을 때 한 입 먹자마자 '유레카!'하고 외쳤어요. 한 입 마시자마자 올라오는 슈냉 블랑 향미라니! 심지어 선명하고 녹진하게 풍선껌처럼 올라오는 이 달콤한 향내에 매료되었지요. 입안 가득 향미가 꽉 차오르는데 슈냉 블랑으로 만든 와인을 만들 때 항상 아쉽던 뭉그러진 느낌의 텍스쳐와 물리는 느낌이 없어서 더더욱 좋았어요. 와, 이번 시즌에 꼭 소개하고 싶어! 

Chapter 2. 

비하인드, 우당탕탕 차 구하기

그런데 사실 이 차. ‘과연 소개할 수 있을까…?’, ‘그냥 우리끼리 먹을까?’ 싶었어요. 이번 시즌, 소개하기까지 우여곡절을 너무 많이 겪었거든요. 

처음 이 차를 테이스팅했을 때는 대만이었고, 이 차를 다시 한국에서 테이스팅 했을 때 특유의 화려한 슈냉 블랑 향이 나지 않거나 많이 죽었어요. 여러 가지 테이스팅을 해보고 알게 되었어요. 이 차, 물 진짜 많이 타는구나! 이번 시즌 대만에서 차를 테이스팅할 때는 '山水'라는 생수로 테이스팅했는데 이 슈냉 블랑 향미가 정말 잘 살았어요.  한국에서는 '이음 자체 정수기로 뽑은 정수', '삼다수', '백산수', '볼빅', '이즈브레'로 시음했는데 참…. 볼빅으로 하면 탕은 부드럽지만 향이 죽고, 정수와 삼다수가 이 슈냉블랑 향이 잘 사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양도 문제였어요. 시즌 1.0이 진행 중일 때 통관하면 정밀 검역에 반절 이상 날아갈 수준이라… 어떻게 가져오지? 정말 고민했거든요. 이 부분은 2.0으로 해결…! 2.0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예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산재된 어려움으로 정말 우여곡절 끝에 있는 배치 다 구해서 가져왔는데 품에 안으니 정말 좋았어요. 저희가 간 다음날 한 중국 차상이 샘플로 전매로 달라고 했는데 저희가 가져온 건 안 비밀! (찡긋)

Chapter 3. 

늦겨울에 맺히는 과일

설아백. 눈이 올 때 맺힌 싹으로 만든 백차라는 이름이에요. 이 차는 12월 말에 채엽한 동편이거든요. 동지 이후에 채엽하는 동편은 시즌에 따라 나오기도 하고, 나오지 않기도 한답니다. 이 시즌에 나오는 차의 특징은 엄청나게 많은 감칠맛과 단맛이에요. 그리고 차탕이 아주 두툼하지요. 이런 차를 감칠맛 좋은 백차로 만들었으니 어련할까요! 아주 달달한 차가 나왔답니다.

Chapter 4. 

대만에서도 만나기 힘든 백차에요

대만의 백차와 중국의 백차가 다른 느낌. 혹시 받으셨나요? 여러가지 차이가 있지만, 대만의 품종은 백차를 만들기 좋은 품종이 흔치 않아요. 싹이 너무 작거나, 오래 유지되지 않거든요. 싹도 크고 두툼하고, 오래 유지되고, 솜털도 많은 백차 전용 품종과는 다르지요. 해서 대만의 백차는 보통 백모단 이후의 채엽 수준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 차는 동편이라는 특수한 계절 환경으로 대만에서는 아주 높은 채엽 수준으로 만든 차랍니다.

TEA GUIDE

TASTING NOTE 

사과와 포도, 슈냉블랑, 바나나와 망고, 다채로운 숙과향과 밀향, 청심오룡의 화과향과 시원한 허브 뉘앙스. 노란꽃과 붉은 꽃이 함께 느껴지는 다채로운 차입니다. 동편 특유의 물질감이 아교가 되어 여러 향을 이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어지간한 동방미인보다 훨씬 화려하고 다채롭고 조화롭습니다. 고산 차청인데다가 동편인지라 쓰고 떫은 맛이 무척 적고 단맛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부터 마니아까지 폭넓게 드실 수 있는 고급 백차입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테이스팅 시점 및 지역, 보관 기관, 보관 환경, 기물, 물 등에 따라 다르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BREWING GUIDE

끓는 물로 편하게 우려도 좋은 백차입니다. '이렇게 오래 우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느긋하게 우려 주시면 과일향과 단맛이 풍성한 차를 드실 수 있습니다. 물을 약간 타는 편으로 정수 계열의 물이 좋습니다. 과일향이 약하게 느껴지신다면 물을 한 번 바꾸어 우려 보셔도 좋습니다.

*브루잉 가이드는 개완 포다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입문자를 위한 기본 가이드로 비율과 우림 시간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