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눈에 보기
고산차는 말 그대로 고산高山, 높은 산에서 생산되는 차를 통칭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해발고도 1,000m이상에 조성된 다원에서 생산한 차의
경우 고산차라고 부르며, 1,500m이상의 차는 고랭차로 따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000m~1,800m까지 생산되는 양이 비교적 많으며, 2024년 기준 대만 최고最高 다원의
해발고도는 약 2,700m입니다.
고산차는 고산의 특징적인 자연환경에서 연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산은 기본적으로 평균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크며, 운무와 비가 잦습니다. 이에 따라 차의 내포성이 뛰어나고, 쓰고 떫은 맛이 적으며, 감칠맛과 단맛이 많고, 차탕이 두텁습니다. 고산운 혹은 산운이라 부르는 독특한 운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 깊은 곳에서 긴 시간 축적되어 온 자연환경과 각 지역의 특색 있는 토양은 각 산지의 개성에 빠져들게 합니다. 고산차는 모두 비슷해 보여도 지역마다, 차창마다 각각의 지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어 깊이 탐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산차는 기본적으로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가격이 비싸집니다. 그러나 해발고도와 가격이 품질을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잘 관리되고 잘 만든 1,300m의 고산차가 2,000m에서 생산된 일반 고랭차보다 얼마든지 좋을 수 있습니다. 동 해발, 동 지역, 동 가격 내에서도 편차가 무척 큰 편이기에 고산차는 특히나 선별이 중요한 장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청심오룡은 명실상부 대만을 대표하는 품종이자, 고급 품종입니다. 대만에서 생산하는 다한 장르의 차 중에는 청심오룡으로 만든 것을 으뜸으로 꼽는 경우가 많으며, 생산 면적 또한 대만에서 가장 넓습니다.
차탕이 두텁고 섬세하고, 회감이 선명하여 고급차가 갖추어야 할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으며, 향은 화려하기보다는 깊고 온화한 편입니다. 순후한 구감은 청심오룡의 큰 장점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특징이 있기에 청심오룡은 향보다 차탕을 중요시하는 분들이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산 면적이 넓고, 다원 관리, 떼루아, 제다에 따른 품질 차이가 큰 편에 속합니다. 청심오룡으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차로는 [문산포종], [동정오룡], [고산차], [홍차], [녹차] 등이 있습니다.
쓰마쿠스
그 이름도 생소한 쓰마쿠스司馬庫斯. 원시림 떼루아가 선명한 이 산지는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만 차인들도 아직 모르는 이가 많지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비교적 최근 다원이 조성된 까닭도 있지만, 교통이 불편하고, 생산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생산량이 많아야 이름도 알려지고 유명해질텐데. 아마 당분간은 아는 사람만 먹는 차로 남을 것 같습니다.
쓰마쿠스는 동방미인으로 유명한 북부의 차 산지, 신죽현에 있습니다. 대만을 가로지르는 중앙산맥 북단에 있치해 있으며, 다원은 해발고도 1,800~2,000M정도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중부의 대우령이나 복수산, 화강 등과 비교하면 다소 낮지 않냐고요? 북부 차구의 해발고도를 볼 때는 위도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위도가 타 고산차 산지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위도가 높으면 동해발의 다른 산지보다 평균 기온이 낮고, 산맥에 따라 풍향과 계절풍, 일조 방향, 식생이 달라집니다. 쓰마쿠스의 2,000m의 환경은 중부 차구의 2,300m와 유사합니다. 쓰고 떫은 맛이 적고, 감칠맛이 많고, 내포성이 좋은 것은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입니다. 좋은 고산차들은 모두 두루 갖춘 특징이니까요.
쓰마쿠스에는 원주민들이 신목神木이라 불리는 2천5백 년 이상 수령의 홍회(나무)와 그 군락지가 있습니다. 대만을 조금 돌아다녀 본 저희 눈에도 흔치 않은, 경이롭고 특수한 생태입니다. 이런 특수한 자연 환경이 보존되어 있는 곳은 다른 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식생이 갖추어 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차의 떼루아로 이어지지요. 이렇게 잘 보존된 멋진 자연 환경에서는 멋진 차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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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s
보리차처럼 편안한, 고구마처럼 구수한
입맛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 어느 날은 신선하고 아삭한 음식이 먹고 싶은가 하면, 어느 날은 고기처럼 묵직한 음식이 먹고 싶지요. 차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입맛 따라, 기분 따라, 계절 따라, 날 따라 손이 가는 차가 다르지요. 이번에 소개하는 차는 보리차같은 편하고 구수한 차를 마시고 싶을 때 추천 드리고 싶은 차입니다.
절기상 동지 이후에 생산되는 차, 혹은 늦겨울 생산되는 차를 동편이라고 부릅니다. 동편 중에서도 고산에서 생산되는 고산 동편은 서리를 맞은데서 오는 독특한 향이 있습니다. 고추나 파프리카 같은 향인데, 고산 동편의 특징적인 향이 약간 호불호를 만듭니다. 이 차품은 호불호 심한 그 향을 제다와 배화로 잡아 내었습니다. 동편의 장점인 단맛과 감칠맛, 편안함 등은 잘 살리고 배화에서 오는 장점들도 잘 갖춘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보리차처럼 편안하고 푹 고아낸 채소 육수처럼 진국이면서 군 고구마처럼 구수한 차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테이스팅 노트
느슨하게 포유 된 갈색 건차에서는 구수한 부각 향이 먼저 다가옵니다. 배화향과 동편향이 합쳐지면서 생긴 향으로, 다른 차에서는 잘 나지 않는 묘한 향입니다. 탕수를 부르면 이 향이 한 번 훅 올라오곤 다른 향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동편은 잎이 두꺼워서 포유가 세게 들어가지 않고, 또 금방 풀립니다. 다른 차보다 훨씬 빠르게 풀리는 찻잎을 보고 있노라면 동편 잎의 특징이 한 눈에 보입니다. 호박색 차탕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우러나기 시작하며 구수하고 기분 좋은 향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차탕을 입에 머금으면, 답니다.
고산 동편은 본디 답니다. 달디달고 답니다. 그리고 쓰고 떫은 맛이 적습니다. 고산의 환경이 애초에 쓰고 떫은 맛이 적은 차를 만들기 좋은데, 늦겨울이라는 환경이 이 특징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 차도 당연히 많은 단맛과 감칠맛, 그리고 적은 고삽미라는 동편의 특징을 갖추었습니다. 추가로 누룽지, 숭늉의 구수함과 군고구마 같은 청심오룡의 품종미도 있고, 호박이나 허니 부쉬같은 꿀 느낌도 있습니다. 자극적인 느낌이 없이 편합니다. 보리차 마시듯 마셔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편하고 좋습니다. 이럴 거면 보리차를 먹는게 낫지 않냐 하실 수 있지만, 보리차보다는 풍부하고 다양한 향미가 있는 게 또 차의 맛 아니겠어요?
여러모로 동편의 외형, 향미,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차입니다. 아마 동편을 경험해 보신 분들은 차를 아니 드셔 보시고도 “이 차 동편이네.” 하실 것이고, 동편을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은 이 차로 하여금 “이 차 동편이네”를 알게 되실 겁니다. 구비해두면 언제고 생각날 겨울의 별미, 한 번 맛보셔요!
브루잉 팁
고삽미가 적기에 아무렇게나 우리셔도 됩니다. 온도는 높은 것이 좋고, 단맛을 좋아하신다면 짧게 여러 번 우리는 것이 맛있습니다. 혹여 부각 향이 불호로 다가오신다면 초반 1~3포는 뚜껑을 열고 우리시는 것도 좋습니다. 동편은 본디 차말(차 가루)가 많습니다. 드셔도 문제없지만, 더 깔끔한 차탕을 원하시는 경우 스트레이너를 쓰시는 것도 좋습니다.
신윤* 님의 리뷰입니다. (인증된 구매자) LOT032. 리산 취봉 동편 20冬片
건엽에서부터 부각향이 올라오며 두텁고 고소한 맛이 나는 좋은 차입니다.
신윤* 님의 리뷰입니다. (인증된 구매자)
LOT032. 리산 취봉 동편 20冬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