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037. 야방 수선 동편 23冬片

대만 철관음 하면 많은 분들이 목책철관음을 먼저 떠올리시지만, 대만 북부에는 한 가지 더 끝내 주는 철관음이 있습니다. 바로 대만 최북단 석문에서 생산되는 석문 철관음이지요. 석문철관음의 가장 큰 특징은 옛 전통 제다를 살려 용안 목탄으로 장시간 탄배를 한다는 것 입니다.
탄배 공예는 무척 힘들고, 장시간의 숙련을 요하는 만큼 현대 댐나차 시장에서는 점점 찾아보기 힘든데요. 석문철관음은 이 탄배 공예를 멋지게 발전시켜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습니다.

커피로 치면 다크 로스팅에 해당할 정도로 깊고 진하게 불을 넣은 석문철관음의 매력은 과일향이 주가 되는 현대 목책철관음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선은 민북 오룡의 대표 주자이자, 광동 오룡의 뿌리가 되는 품종입니다. 향과 탕에 깊이가 있으며, 선명하고 고급스러운 꽃향을 그 품종향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소엽종 품종과는 달리 교목이기에 수령이 오래 된 수선은 노총 수선, 고총 수선 등으로 구분하여 더 귀하게 여깁니다. 흔하다면 흔한 품종이지만, 잘 만든 좋은 수선을 찾기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만 수선은 특정 지역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지 않습니다. 각 지역마다 주요 품종이 있고, 수선은 특수하게 소량 재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만에서는 심갱, 석문, 평림, 석정 등에서 기르는 농가가 있고, 중남부에서는 평지에 약간, 매산, 기래산과 복수산 등 고산 지대에 약간 다원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다소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수선들이 단일 품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만에 일치시기 전후로 무척 많은 품종이 유입되었고, 품종에 대한 관리나 인식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변이나 변종도 많았고,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품종을 모두 수선이라고 부르는 등 품종 구분이 제대로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유입된 품종이 여러가지 품종이었던 부분도 이런 다양성에 한몫을 하였습니다. 수선은 긴 시간에 걸쳐 기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현대에 와서도 이 현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만 수선은 이름보다는 외형과 품종 특유의 향미로 하여금 차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철관음은 장르의 이름이차 품종의 이름입니다. 대만에서의 철관음은 일반적으로 품종보다는 장르명으로서의 철관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관음 장르는 중中위조, 중重교반, 중中산화, 중重배화 방식으로 만든 반구형의 배화차를 의미합니다.
수선 품종은 중국 복건성 구령현을 원산지로 하며, 향미가 모두 뛰어난 품종입니다. 수선은 청향보다는 약간의 산화가 진행된 차에 특히 잘 맞으며, 이런 수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대부분의 수선은 충분히 산화를 진행시켜 만듭니다. 이런 제다 방식은 산화도를 높이는 전통 철관음 제법과 연결되므로, 수선은 철관음 장르에 무척 잘 맞는 품종이 됩니다.

수선 철관음은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고, 운 또한 분명합니다. 이는 정총철관음 특유의 관음운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어 둘을 비교하며 맛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신베이시 최북단에는 석문石門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항구 마을이자, 대만차의 교역로였고, 홍차 생산의 중심지 중 하나였지요. 옛 석문의 지명인 <아리빵>을 딴 <아리빵 홍차>가 석문의 주요 생산 차품이었습니다. 시대가 바뀌며 현대의 석문은 홍차보다는 철관음으로 알려진 산지가 되었습니다.

비록 큰 차구는 아니지만,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다원 관리, 바닷바람을 바로 맞는 석문의 떼루아, 높은 위도에서 오는 낮은 기온은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차를 만들어주는 산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