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석문철관음
목책철관음은 접근성이 좋고 인프라가 잘 되어있어 대만에서도,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석문철관음은 생산량이 무척 적고 접근성이 떨어져 대만에서도 보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떠나 남아있는 소수의 노사부들도 하나 둘 은퇴하고 있는 만큼 몇 년 뒤면 이제 맛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석문철관음을 맛볼 때마다 저희 시대에 아직 이런 산지와 차농이 남아있다는 것이 무척 감사하고,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이 맛이 없어지기 전에, 많은 분들이 맛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품종: 수선
다른 소엽종 품종과는 달리 교목이기에 수령이 오래 된 수선은 노총 수선, 고총 수선 등으로 구분하여 더 귀하게 여깁니다. 흔하다면 흔한 품종이지만, 잘 만든 좋은 수선을 찾기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만 수선은 특정 지역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지 않습니다. 각 지역마다 주요 품종이 있고, 수선은 특수하게 소량 재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만에서는 심갱, 석문, 평림, 석정 등에서 기르는 농가가 있고, 중남부에서는 평지에 약간, 매산, 기래산과 복수산 등 고산 지대에 약간 다원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다소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수선들이 단일 품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만에 일치시기 전후로 무척 많은 품종이 유입되었고, 품종에 대한 관리나 인식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변이나 변종도 많았고,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품종을 모두 수선이라고 부르는 등 품종 구분이 제대로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유입된 품종이 여러가지 품종이었던 부분도 이런 다양성에 한몫을 하였습니다.
수선은 긴 시간에 걸쳐 기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현대에 와서도 이 현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만 수선은 이름보다는 외형과 품종 특유의 향미로 하여금 차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지: 석문
나무 그늘에 쉬는 고양이, 온종일 낚싯대 드리우는 어르신, 학교까지 한 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 평화로이 살아갑니다. 일치 시대에는 차업으로 번성했었지만, 광복 후에는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 소수의 노사부만 남아 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비록 큰 차구는 아니지만,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다원 관리, 바닷바람을 바로 맞는 석문의 떼루아, 높은 위도에서 오는 낮은 기온은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차를 만들어주는 산지입니다. 바닷 바람 부는 노사부의 시골집에서는 항상 따끈따끈한 고봉밥에 닭고기, 나물 등을 한 가득 내주시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애정하는 산지입니다.
Editor's Comments
한 그루 한 그루 사다리를 대고
매년 더 좋아져서 돌아온 차가 하나 있어요. 매 시즌 관심있게 지켜보신 분이라면 바로 아실 거에요. ‘석문 야방 수선’! 이번 차품은 이 석문 야방 수선의 극장판(?) 같은 버전이에요.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차품이지요.
먼저 이 석문 할아버지가 야방 방식으로 키운 수선이 총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일반적인 야방 수선이고요. 하나는 아주 큰 키다리 수선이에요. 사실 두가지라고 하기도 민망한 게, 수선 다원 가장자리에 키다리 수선 몇 그루가 있는 상황이지요. 이음에서는 나무 수령과 함께 차나무의 전지, 그리고 그에 따른 차나무의 높이가 차의 맛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몇 년 전 할아버지에게 더 이상 차나무를 전지하지 말고 크게 키워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았지요. 그래서 시범조로 키웠던 몇 그루가 이제는 3M를 바라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제다 레시피를 그에 걸맞게 손보고 만든 게 바로 이번 차품 [전수공 사다리 수선]이요.
할아버지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손수 채엽한 차청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전수공으로 만들었어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직관적이고 잘 보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아야 예쁜 차에요. 지난 시즌 소개했던 동편을 더 좋아하실 분이 많을 거라는 거 알아요. 향이 더 직관적이고 풍성하고, 단 맛도 많았죠. 하지만 분명히 다른 결로 고급스러운 차에요.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올지도 모르겠어요.
사진 속 탕색은 1:30 비율로 100℃ 물에 3분간 우려 낸 탕색입니다.
테이스팅 노트
한두 가지 선명하고 직관적인 향이 있지는 않아요. 다채로운 향조가 은은하고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서 특정 향조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향이 풍부한 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음? 이게 맞나?’ 하실 수 있는 차에요. 흰 꽃, 약간의 복숭아, 소금을 살짝 뿌린 마들렌, 카카오닙스 같은 느낌이 있어요. 수선의 품종향도 은은하고요. 어떤 향조인지 보다는 향과 탕의 관계성이 더 중요해요.
향이 차탕의 겉이 아니라 속 깊이 촘촘히 박혀있지요. 그래서 이 차의 진가는 식어야 더 잘 드러나요. 식어도 그대로지요. 차탕은 매끄러운 물을 마시는 느낌이에요.
약간의 고미와 함께 차, 그 날 것의 느낌이 나요. [쓰고, 떫지 않은 것은 차가 아니다]는 옛말이 떠오르는 차에요. 잘 발전된 현대 차의 개념으로 보면 오히려 정돈되지 않은 차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런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없어서 못 마시는 차가 아닐까 싶어요. 물질감이 있고 살짝 녹는 차탕이에요. 물리지 않고 편안해요. 수령미와 야방맛은 물론이죠. 날 것 같다고 했지만, 무척 정교하고 수준 높은 공예 완성도에요. 날 것과 정교함, 숙련된 기술이 공존하는 차입니다.
브루잉 팁
*차와 물의 비율, 그리고 우림 시간은 가이드라인입니다. 물에 따라, 다구에 따라, 온습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추천 우림 시간으로 우려 보시고, 입맛에 따라 자유롭게 가감하여 취향에 맞추어 드셔 주세요!
고온으로 우리면 향미가 선명해지고, 고삽미가 더 쉽게 침출됩니다.
물 온도를 낮추어 우리면 향미는 연해지지만, 고삽미가 적고 감칠맛이 더 선명합니다.
조금 오래 우려내었을 때 장점이 더 잘 보이는 차에요.- 차:물 = 1:30
- 우림 시간: 60초 전후(100℃ 기준)
mpar**** 님의 리뷰입니다. (인증된 구매자) LOT074. 전수공 사다리 수선 24春
탕이 정말 좋습니다.
mpar**** 님의 리뷰입니다. (인증된 구매자)
LOT074. 전수공 사다리 수선 24春
승* 님의 리뷰입니다. (인증된 구매자) LOT074. 전수공 사다리 수선 24春
아주 멋진 차입니다. 아껴마셔야겠어요
승* 님의 리뷰입니다. (인증된 구매자)
LOT074. 전수공 사다리 수선 24春